남진우 시인1 ■ 남진우 시인의 시 ■ 나는 어둡고 적막한 집에 홀로 있었다. 사막을 가로질러온 바람이 허공에 모래먼지를 뿌리고 지나갔다. 이내 그가 적은 말들이 바람에 불려 쓸려나갔다 나는 어둡고 적막한 집에 홀로 있었다 나는 어둡고 적막한 집에 홀로 있었다. 아이는 방바닥에엎드린 채 산수 문제를 풀고 있었다. 복잡한 수식이 적힌 노트를 들여다보며 아이는 중력 암흑물질 벌레구멍 따위를 떠올리고 있었다. 나는 어둡고 적막한 집에 홀로 있었다. 소년은 침대에 누워 천장의 사방연속무늬를 헤아리고 있었다.소년의 머릿속 은하계 저편에서 죽어가는 별이 다른 우주로 건너가기 위해 마지막 빛을 내뿜고 있었다. 나는 어둡고적막한 집에 홀로 있었다. 청년은 욕실의 차가운 벽에 등을기대고 앉아 세면대에 한 방울씩 수돗물이 떨어지는 소리를듣고 있었다. 넥타이를 풀어헤치며 그는 언젠가 교수.. 2024. 10. 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