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와서1 ■ 이경림 시인의 시 ■ 눈이 와서 & 토마토 혹은 지금 & 개미 & 혈압약을 먹고 아침을 먹을까/아침을 먹고 혈압약을 먹을까& 영옥이라는 이름으로 유리(琉璃) 속을 번지다 유리(遊離)로 가라앉는 그림자 눈이 와서 눈이 와서 문득 하늘이 있다 막 퍼붓는 하늘을 쓰고 눈 쪽으로 사라지는 사람이 있다 잔가지에 쌓인 눈 위태롭고 안온해서 아름다운 눈을 어루며 미친 척 부는 바람이 있다 눈이 와서 문득 유리 안에 소파가 생겨나고 후우욱 긴 숨을 내쉬는 네가 생겨난다 유리(琉璃) 속을 번지다 유리(遊離)로 가라앉는 그림자 앞이나 뒤나 안이나 밖이나 온통 눈이 와서 오솔길은 뱀처럼 숲의 가슴을 파고들고 적송은 풍파 소리로 지나간다 누구세요? 아 네, 아래층입니다 옆집 토마토 열리는 중 무슨 일이죠? 시침 뚝 떼는 중 아저씨 제발우리 아빠 좀 말려주세요 어린 토마토 겁에 질린 중 아, 토마토 혹은 지금 .. 2024. 6. 1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