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시인1 『현대시』 2024년 6월 호에서 눈에 띈 시: 「지오이드」(임솔아), 「낙랑파라」(조창규), 「덩굴장미」(최필립), 「붕어빵 장수」외 2편(함명춘). 지오이드 임솔아 배숙을 만들고 있다. 껍질을 깨끗이 씻고 까끌까끌한 배를 손바닥으로 쓰다듬으면서. 어제까지만 해도 누군가를 따라 하는 누군가에 대해서 생각을 하였다. 하지만 그는 누군가를 따라 하는 것은 아니고 누군가가 한 말을 따라하는 것이다. 따라 한다는 걸 쉽게 들키지 않으려고 나름 공들여 숨겨가며 따라 하는 것이다. 오늘 친구와 절에 가서 백팔배를 했다. 내 옆에 서서 절하는 여자들이 있었다. 나란히 계속 절했다.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 백팔배를 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바닥에서 무엇인가를 보았다. 풀쩍 뛰어넘다가 그것이 죽은 참새라는 걸 알아챘다. 친구는 멈춰 섰다. 보았느냐고 내게 물었다. 보았다고 나는 답했다. 친구는 돌덩이 하.. 2024. 6. 1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