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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미 시인2

■ 박세미 시인의 시■ 생산 라인 & 순환 세계 & 뒤로 걷는 사람 & Balkon & 나는 터치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 시집, 『오늘 사회 발코니』 로 2024년 제42회 신동엽문학상 수상 시인으로 선정되심을 축하합니다.!!!   목과 손목을 여미는 품위로부터 나는  달아날 수가 없고  축 늘어진 와이셔츠의 소맷자락을 잡고 질질 끌며 걸/었던  밤거리마다 단추가 놓였다  일정한 간격으로 생산 라인     화이트 셔츠 공장  이곳이 내가 선택한 품위다  마흔 가지가 넘는 와이셔츠 제작 공정에서 칼라와 커프스를 다는 것이 지난 20년간 지켜온 나의 업무   숙련된 자들에게선 고르고 안정적인 소리가 난다  원단을 가르는 가위로서  박음질하는 미싱으로서  뜨거운 김을 내뿜는 다리미로서  20년이다  그러니 검붉은 피가 번지는 일  노릇하게 구운 냄새가 나는 일  옆자리의 동료가 사라지는 일  결코 실수가 아니다  하얀 옷.. 2024. 11. 2.
『현대시』 7월호에서 눈에 띈 시: 「돌 앞으로」, 「이민 가방을 싸며」(정영효), 「선생의 항아리」(김기형), 「거대 사랑 시」(윤혜지), 「나무를 사랑하는 법」 (강영은), 「들과 창고 사이에서」 외 4편(박세미). 『현대시』 7월호 목차:   돌 앞으로 정영효     더 많은 땅을 갖고 싶어서 나는 돌밭을 가꾸었다   버려진 땅으로 일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으로  돌을 가려내고 계속 돌을 치우면서   돌은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 것, 드러나도 새로움이 없는 것, 한쪽에버려두면 그냥 무더기가 되는 것이라 생각했지만   어느새 높게 쌓인 돌 앞에서 이웃들은 소원을 빌기 시작했다 부르기쉬운 이름을 붙여주며 하나의 장소를 기억하고 있었다   나는 전보다 많은 땅을 가지게 되었고 더 이상 가려낼 돌을 찾지 못했다 쌓인 돌의 주인은 내가 아니었으므로   땅이 줄 내일을 상상했다 작물을 심고 빛이 내리쬐는 계절을 기다리는 동안   이웃들은 여전히 돌 앞으로 모였는데 땅에서는 무엇도 자라지 않았는데 지금을 밀어내는 소식처럼   .. 2024. 7.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