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의 난민1 ■허수경 시인의 시 ■ 나의 도시 & 비행장을 떠나면서 & 슬픔의 난민 & 빌어먹을, 차가운 심장 나의 도시 나의 도시들 물에 잠기고 서울 사천 함양 뉴올리언스 사이공 파리 베를린 나의 도시들 물에 잠기고 우울한 가수들 시엔엔 거꾸로 돌리며돌아와, 내 군대여, 물에 잠긴 내 도시 구해달라고 울고 그러나 나의 도시들 물에 잠기고 마치 남경 동경 바빌론 아수르알렉산드리아처럼 울고 도서관에서는 물에 잠긴 책들 침묵하고 전신주에서는 이런 삶이끝날 것처럼 전기를 송신하던 철마도 이쑤시개처럼 젖어 울고 나의 도시 안에서 가엾은 미래를 건설하던 시인들 울고 그 안에서 직접 간접으로 도시를 사랑했던 무용수들도 울고 울고 울고 젖은 도시 찬란한 국밥의 사랑 쓰레기도 흑빛이었다가 흰빛이었다가 보랏빛 구릿빛 빛 아닌살갗이었다가 랩도 블루스도 기타도 현도 방망이도 철판도 짐승의 가죽으로소리 내던.. 2024. 7. 2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