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Jorge Luis Borges, 『창조자』에서, 축복의 시 & 체스 & 또 다른 호랑이- 그리고 유사하게 창조하는 기술 ■
축복의 시*-마리아 에스테르 바스케스**에게 누구도 눈물이나 비난쯤으로 깎아내리지 말기를. 책과 밤을 동시에 주신 신의 경이로운 아이러니, 그 오묘함에 대한 나의 허심탄회한 심경을. 신은 빛을 여읜 눈을 이 장서 도시의 주인으로 만들었다. 여명마저 열정으로 굴복시키는 몰상식한 구절구절을 내 눈은 꿈속의 도서관에서 읽을 수 있을 뿐. 낮은 무한한 장서를 헛되이 눈에 선사하네. 알렉산드리아에서 소멸한 원고들 같이 까다로운 책들을. (그리스 신화에서) 샘물과 정원 사이에서 어느 한 왕이 굶주림과 갈증으로 죽어 갔네. 높고도 깊은 눈먼 도서관 구석구석을 나도 정처 없이 헤매이네. 백과사전, 아틀라스, 동방 서구, 세기, 왕조, 상징, 우주, 우주론을 벽들이 하릴없..
2024. 6.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