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은섭 시인1 ■ 심은섭 시인의 시 ■ 백일홍나무 아래에서의 고백 & 아내& Y셔츠 두 번째 단추을 끼울 때 & 경주 김씨 달안의 딸 & 7번 국도 백일홍나무 아래에서의 고백 해당되는 것에 O표 하시오 순종이다 흰 그림자이고 새벽에 배달된 과즙이다 흔들려야 정오를 기억하는 시계추다 수평선에 걸터앉아 인간의 비극의 기원이 어딘지를 찾는 0시의 태양이다 겨울 동안 찬바람에 살찐 얼음일 뿐이다 기침하는 사랑방으로 보낸 장문의 편지이고, 터진 슬픔을 꿰매는 상처의 바늘이다막다른 골목의 계단을 쌓는 미장공이다 어는 날엔 살아있는 사육신이었고, 꽃을 피우는 일이 혁명이 아니라고 귀를 잘라버린 봄이다 고독한 오후를 되새김길하는 낭만의 양 떼, 단추처럼 붙어사는 나는 백일홍나무 아레에서 하늘을 쳐다본다 어느 곳 하나 O표 할 데 없다 아내 얼굴은 하얀 목련이지만 뒷모습은 사월 초파일이다 나와 함께 한 방향으로 기관총을 쏘는 총잡이다 내가.. 2024. 6. 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