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세라 시인1 ■ 최세라 시인의 시 ■ 백장미 & 사이다 병 조각이 박힌 담장 & 포르테 아 포르테 & 단 하나의 장면을 위해 & 생일 선물 숨이 턱 막히게 눈이 쌓이면 그런 걸 꽃이라 부른다면 꽤나 괜찮게 동면하는 것 혹은 죽어가는 것 백장미 나의 넋이 나가겠지 불땀을 빼며 자주 혹은 아주 가끔씩 물을 마실 때마다 컵 속에 너울거리는 혀가 한 잎 또 한 잎 아주 끝까지 색을 빼는 것이겠지 네 안에 너 자신이 결핍돼 있는 것처럼 내 혀로 사랑을 부정하며 살아왔다 불에서 걸어 나온 것들만 꽃이 되는 건 아니야 마지막 연탄불을 드러내는 날 숨이 턱 막히게 눈이 쌓이면 그런 걸 꽃이라 부른다면 꽤나 괜찮게 동면하는 것 혹은 죽어가는 것 아픔은 평등하지 않아 온몸에 돋친 가시로 눈을 가릴 때 목 위로 새하얗게 질리고 그 밑에 피가 고이는 순간을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만 그래서 어쩌란 말인가요 내가 완.. 2024. 6. 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