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정 시-민자와 유리병1 ■ 최윤정 시인의 시 ■ 조약돌 & 은점까지 사라지기 전에 & 그는 세 뼘 옆에서 책을 일고 읽습니다 & 민자와 유리병 & 아보카도. 바늘 꿈을 꾸었어요 손가락들 깊숙이 꽂혀 있는 바늘을 뺀다고 아프거나 시원함은 없었지만 작은 핏방울이 손가락마다 남았어요 조약돌 아름다움 중독증을 가진 사람은 몇이나 될까요 상자에 질문지를 넣고 뚜껑을 덮습니다 궁금한 채로 남겨 두기로 합니다 아름다움 중독은 잠수하기 직전의 수련 낯빛 스치는 붉은 기를 놓치지 않습니다 조약돌의 줄무늬처럼 한꺼번에 숨을 들이키고 물속으로 사라지는 맥박까지 붙잡습니다 물살로 얼룩진 조약돌을 함께 넣었지요 가짓빛 얼룩은 꽃 피지 않고 자라지 않지만 아름답습니다 마음이 펄럭이지 않는 저녁이면 대답이 없을 상자를 두드려 봐요 줄무늬 조약돌에게 해 줄 말은 남아 있지 않지만 골목길 가등처럼 깜박거리면서 평생을 기다릴 수도 있을 것 같아.. 2024. 11. 1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