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1 ■ 이장욱 시인의 시 ■ 편집증에 대해 너무 오래 생각하는 나무 & 절규 & 바지 입은 구름 & 코끼리 그러므로 안 보이는 중심을 향해 집요하게 흙을 파고드는제 몸의 지하에 대하여. 편집증에 대해 너무 오래 생각하는 나무 밤새도록 점멸하는 가로등 곁, 고도 6.5미터의 허공에서 잠시 生長을 멈추고 갸우뚱히 생각에 잠긴 나무. 제 몸을 천천히 기어오르는 벌레의 없는 눈과 없는 눈의 맹목이 바라보는 어두운 하늘에 대하여, 하늘 너머의 어둠 속에서 지금 더 먼 은하를 향해 질주하는 빛들에 대하여, 빛과, 당신과, 가로등 아래 빵 굽는 마을의 불꺼진 진열장에 대하여, 그러므로 안 보이는 중심을 향해 집요하게 흙을 파고드는 제 몸의 지하에 대하여. 텃새 한 마리가 상한선을 긋고 지나간 새벽 거리에서 너무 오래 생각하는 나무. 난간들, 나는 온힘을 다해 아주 오래된 멜로디를 떠.. 2024. 5. 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