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한다 말하면 다들 미안하다고 하더라"1 ■ 황인찬 시인의 시 ■ 비역사 & 사랑을 위한 되풀이 & 아카이브 & 요가학원 & "내가 사랑한다고 말하면 다들 미안하다고 하더라" 밤의 수영장에 혼자 있었다 비역사 밤의 수영장에 혼자 있었다 귀에 닿는 물소리 탓에 네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너는 실내에서 나오지 않는다 너는 어디에서도 나온 적 없다 밤의 수영장을 혼자 걸었다 몸에 닿는 밤공기가 차가워 네가 만져지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너는 실내에서 나오지 않는다 밤의 수영장에 혼자 있었다 보름달이 너무 크고 밝아 네가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너는 내 어깨에 손을 올린다 너는 어디에서도 나온 적 없다 내 역할은 이야기를 반전시키는 의외의 목격자 같은 것이고 그 이후로 나는 나오지 않는다 사랑을 위한 되풀이 나는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아니다 나는 그저 마을 어귀의 그루터기에 앉아 사람들을 향해욕을 하거.. 2024. 7. 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