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문학》 등단1 ■ 김지녀 시인의 시 ■ 정착 & 쿠바에서 방배동으로 가는 버스 &누군가 내 창문을 다 먹어 버렸다 & 개미에 대한 예의 & 도그 워커 방금 기이한 새소리를 들었다새가 보이지 않아서음악과 같았다 정착 노트에 배 안에서 읽은 책의 제목을 적었다 이것이 기록의 전부다 노트는 열려 있고 한 달이 지났을 때의 일이다 이 섬이 나에겐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묘사하기가 어렵다 너무 단순하기 때문에 해안선이 복잡했다 이 섬으로 들어오는 일은 좋았다 내가 기억할 수 없는 시간을 간직한 좁고 비천한 골목을 내고 난파 직전의 배처럼 바다에 떠 있는 섬이 이미 있었다는 것이, 나를 일렁이게 했으므로 방금 기이한 새소리를 들었다 새가 보이지 않아서 음악과 같았다 한 달이 넘도록 책의 제목만 적힌 노트에 섬, 이라고 적었다 조금 일그러진 모양으로 섬이 커졌다 길어졌다고 하는 것이 정확하다 이 섬은 무한한 점들.. 2024. 5. 1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