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무늬를 슬퍼하는 기린처럼』1 ■ 박형준 시인의 시 ■ 달나라의 돌 & 달빛이 참 좋은 여름밤에 & 불광천 & 교각 & 백년 도마 사물에게도 잠자는 말이 있다 하얀 점이 커지고 작아지고 한다 그 말을 건드리는 마술이 어디에 분명히 있을 텐데 달나라의 돌 아라비아에 달나라의 돌이 있다 그 돌 속에 하얀 점이 있어 달이 커지면 점이 커지고 달이 줄어들면 점이 줄어든다* 사물에게도 잠자는 말이 있다 하얀 점이 커지고 작아지고 한다 그 말을 건드리는 마술이 어디에 분명히 있을 텐데 사물마다 숨어 있는 달을 꺼낼 수 있을 텐데 당신과 늪가에 있는 샘을 보러 간 날 샘물 속에서 울려나오는 깊은 울림에 나뭇가지에 매달린 눈[雪]이 어느새 꽃이 되어 떨어져 샘의 물방울에 썩어간다 그때 내게 사랑이 왔다 마음속에 있는 샘의 돌 그 돌 속 하얀 점이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 동안 나는 늪가에서 초승달이.. 2024. 6. 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