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달픈 이데올로기1 ■ 류근 시인의 시 ■ 어떻게든 이별 & 고달픈 이데올로기 & 명왕성 이후 & 1991년, 통속적인, 너무나 통속적인 & 박사로 가는 길 이별이다 아아, 어떻게든 이 별! 어떻게든 이별 어제 나는 많은 것들과 이별했다 작정하고 이별했다 맘먹고 이별했고 이를 악물고 이별했다 내가 이별하는 동안 빗방울은 구름의 자세와 이별했고 우산은 나의 신발장과 이별했고 사소한 외상값은 현금지급기와 이별했다 몇몇의 벌레들은 영영 목숨과 이별하기도 하였다 어제는 어제와 이별하였고 오늘은 또어제와 이별하였다 아무런 상처 없이 나는 오늘과또 오늘의 약속들과 마주쳤으나 또 아무런 상처 없이 그것들과 이별을 결심, 하였다 아아, 그럴 수 있을까 우리 동네 가난한 극장은 천장이 무너져 결국 문을 닫고 수리 중, 이다 로터리에서 사라질 것 같다 그것은 어쩌면 극장에서 극장이 이별당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옛날 애인은 결국초경 후 폐경하였다 이별이다 아아, .. 2024. 5. 2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