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지 시인1 ■ 김은지 시인의 시 ■ 여름 외투 & 반깁스 & 피나무가 열식된 산책로 & 아, 맞다 나 시 써야 해 & 그 영화는 좋았다 '실외기'의 이름을 풀어본다 바깥 기계 대체 어떻게 이렇게 섭섭하게 이름을 지을 수 있는지, 이처럼 특별하고 단정한 이름이 또 있을까, 싶기도 하고여름 외투 낙타의 등 모양이라는 산에서 도시의 측면을 내려다보며 좁고 높은 건물의 옥상을, 올라가는 계단이 보이지 않는 옥상을 옥상이 아니라 하나의 뚜껑처럼 보일 때까지 응시했다 한 마을 하늘을 혼자 쓰는 새 광화문 전광판이 자그맣게 보이는 풍경이 게임보다 더 게임 같아 네온이 다시 유행이라고 하는데 형광이라는 말이 어딘가 촌스러운가 하면 네온사인이란 말은 더 오래된 말 같고 형광이란 단어도 시의 제목에 놓인다면 멋스럽지 않을까 뭘 쓸지 골몰하느라 단어들의 자리를 생각한 건 환승을 하면서였다 나를 놀이동산에 데려가.. 2024. 8. 2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