띄엄띄엄 말하기1 ■ 장수진 시인의 시 ■ 목숨, 대머리 여인, 띄엄띄엄 말하기, 가위 바위 보, 그러나 러브스토리 일생에 한 시간천사가 될 수 있다면날개는 한 권의 책일지 모른다 목숨 일생에 한 시간 천사가 될 수 있다면 날개는 한 권의 책일지 모른다 일생을 나방 같은 존재로 살아왔다면 미움을 받게 되겠지 빛을 삼켜봐 북회귀선을 두 동강 내며 날아온 작고 예쁜 너의 목숨을 "담장 밖에서 슬피 우는 것이 누구인가, 내 누이의 착한 애인인가." 사내가 조등을 내건다. 대머리 여인 황망한 얼굴이 담을 넘어 그늘 속으로 숨어든다.몸이 없는, 붉고 놀란 얼굴. 두서없는 유언처럼 흩어지는 벌레의 행렬들. 검은 옷을 입은 여인이 기웃거린다. "담장 밖에서 슬피 우는 것이 누구인가, 내 누이의 착한 애인인가." 사내가 조등을 내건다. 등 아래 화분이 어른거린다. "장미, 장.. 2024. 4. 2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