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지 문학상1 ■ 윤은성 시인의 시 ■ 계약 & 주소를 쥐고 & 원탁 투명 & 공원의 전개 & 선셋 롤러코스터 켄트 씨는 그런 춥고 느린 장면들이함박눈이 내리는 길고 긴 오후의 인상처럼기억에 남을 것이라 생각되고 있었다. 계약 트렁크를 끌고서 켄트 씨가 걸어간다. 그녀가 오지 않을 것이라고 의심한 적은 없었다. 연락이 가끔 더뎠고 계좌에 잔액이 줄었다. 일을 구하는 것이 늦어지고 있었다. 유리문 밖에는 소년들이 담배를 피우다 돌길을 걸어 사라지고 있었다. 켄트 씨는 그런 춥고 느린 장면들이 함박눈이 내리는 길고 긴 오후의 인상처럼 기억에 남을 것이라 생각되고 있었다. 천천히 낙하하는 눈을 좋아하는 켄트 씨는 자신의 트렁크 안에 비가 내린다고 했다. 열면 멈추지 않고 우는 신들의 얼굴이 보인다고 했다. 그러한 신들 역시 끌어안을 것을 모두 놓친 것이 아닐.. 2024. 4. 1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