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래은 시인1 『시와반시』 2024년 여름 Vol. 128호에서 눈에 띈 시: 「천사는 그 나라로 가지 않는다」(고형렬), 「철문을 열면 바위, 커피, 모닝캄」(박래은), 「어제」(김미라) 천사는 그 나라로 가지 않는다 고형렬 무엇들이 이 골목 끝을 막고 있는가 나는 산천과 대처를 안 가리고 수도 없이 태어나 말을 배우고 소리를 보고 나를 보내주었다 풀의 나라에 햇살이 들이치던 아침이슬의 그녀는 문을 걸어 잠그고 천사들의 노크를 거절한다 "오지 마. 가." 천사가 와서 우리 가족이 될 수 없다, 개구쟁이들이 저 교동의 교실을 시끄럽게 할 수 없다 애채빛 눈으로 첫눈을 손에 받고 "엄마, 눈 와!" 소리치고 일기를 알리는 천사는 없다 자궁에 대한 공포는, 난정자卵精子의 기적 같은 빛으로 그녀 꿈속에 착상해서 천사의 타자로 나갈 삶의 길을 열어주지 않는다 우울한 침묵의 영혼들, 우리가 뛰어온 사회는 자궁을 닮고 스스로 자기 미로로 진화해갈 뿐이다 천사가 돌아올 .. 2024. 6. 1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