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은 신의 놀이1 ■ 2023 시소 선정 작품집 ■ 시 부문: 임솔아, 「특권」 & 윤혜지, 「음악 없는 말」 & 문보영, 「지나가기」 & 주민현, 「밤은 신의 놀이」 특권_임솔아 펜스 앞에 서 있었다. 현수막을 보고 있었다. 긴급 폐쇄라고 적혀 있었다. 공원 바깥에도 산책로는 있으니까 갈 수 있는 바깥이 아직 좀 더 있었다. 친구가 자기 허벅지를 손바닥으로 때리고 있었다. 10월인데 아직도 모기가 있다면서. 이렇게 태연해도 되는 거냐고 나는 물었다. 태연만이라도 해봐야 하지 않겠냐며 친구는 웃었다. 길에 누군가의 조각상이 있었다. 그 위에서 미끄럼틀을 타고 침을 뱉는 아이들이 있었다. 우리 집 개가 죽었을 때 이제 개소리 안 난다며 기뻐하다 미안해했던 옆집 여자. 그 여자네 집에서 어느 날부턴가 개소리 들려왔을 때 참 듣기 좋다고 꼭 말해주고 싶었는데. 이제 옆집 여자는 소리를 지르지 않고 자주 흥얼거린다 .. 2024. 4. 2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