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멍게』1 ■성윤석 시인의 시■ 멍게 & 상어 & 해삼 & 해파리 & 사람. 나는 바다를 마시고 바다를 버리는 멍게의 입수공과 출수공을 이리저리 살펴보는데, 지난 일이여. 나를 가만두지 말길. 멍게 멍게는 다 자라면 스스로 자신의 뇌를 소화시켜버린다. 어물전에선 머리 따윈 필요 없어. 중도매인 박 씨는 견습인 내안경을 가리키고 나는 바다를 마시고 바다를 버리는 멍게의 입수공과 출수공을 이리저리 살펴보는데, 지난 일이여. 나를 가만두지 말길. 거대한 입들이여. 허나 지금은 조용하길. 일몰인 지금은 좌판에 앉아 멍게를 파는 여자가 고무장갑을 벗고저녁노을을 손바닥에 가만히 받아보는 시간 상어 한 마리가 누워 있다. 같잖은 수만 마리의 오징어상자 사이에서 쳇, 하는 입모양으로 누워 있다. 나도 쳇, 하는 표정으로 가고 싶다. 상어 마산수협공판장 1판.. 2024. 12. 1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