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단 한 사람』1 ■ 이진명 시인의 시 ■ 뱀이 흐르는 하늘 & 단 한 사람 & 명자나무 & 우물쭈물 우물쭈물 & 희어서 좋은 외할머니 어느 몸에도 독은 들어 있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그 몸들이 잠깐잠깐 번쩍이는 건 역시 찬피가 숨어 빛을 쏘기 때문일까요 보석들의 근본인 차가움에 대해 생각이 미칩니다 뱀이 흐르는 하늘 하늘에는 아무도 물지 않고 뱀이 흐릅니다 흐르기 좋아하는 뱀이 길게 흐릅니다 숫자는 많지 않습니다 셋이군요 움직임 미세합니다 저토록 흰색이다가 엷은 황색을 띠기도 합니다 비치는 색지처럼 미묘히 몸 뒤집으며 그러다가 몸 풀듯 일직선을 이룹니다 발딱 일어선 일직선 말고 수평의 부드러운 일직선 말입니다 어느 몸에도 독은 들어 있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그 몸들이 잠깐잠깐 번쩍이는 건 역시 찬피가 숨어 빛을 쏘기 때문일까요 보석들의 근본인 차가움에 대해 생각이 미칩니다 그림 같습니다 뱀이.. 2024. 10. 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