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신춘문예1 ■ 정현우 시인의 시 ■ 스콜 & 소멸하는 밤 & 마들렌 & 유리 숲 나열할 수 없는 슬픔은 왜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걸까, 모든 비는, 두 눈은. 스콜* 옥상 위에서 유리를 껴안고 뛰어내리는 사람, 너는 이마에 빗물을 맞고 서 있다. 인간이 가진 울음을 모두 흘릴 수 없다는 것을 무심히 뛰어내린 철로 위에서 괴로움을 나눠도좋을 너를 그곳에 오래도록 세워두고 돌아온다. 우리는 거대한 침엽수 아래 빗소리를 듣는다. 잠기기만을 기다리는 마을과 수몰하는 나의 죄를, 단 한 번 수거해가는 감긴 두 눈을 신의 손이라 아름답다고 말하면 어떻게든 이해가 되는 것, 기도하는 만큼 내 것이 아니게 되는 것. 왜 울고 난 뒤 두 눈은 따스할까 그토록 뜨거운 심장을 가져본 적이 있다고 믿기위해 늘, 그 자리 없는 것들은 빗소리가 난다. 먼 구름아래,.. 2024. 4. 2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