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사슴 연못 외 6편.1 ■ 황유원 시인 ■ 2023 제68회 현대문학상 수상작 「하얀 사슴 연못」 외 6편. 하얀 사슴 연못 백록담이라는 말에는 하얀 사슴이 살고 있다 이곳의 사슴 다 잡아들여도 매해 연말이면 하늘에서 사슴이 눈처럼 내려와 이듬해 다시 번성하곤 했다는데 이제 하얀 사슴은 백록담이라는 말 속에만 살고 벌써 백 년째 이곳은 지용의 『백록담』 표지에서 사슴 모두 뛰쳐나가고 남은 빈자리 같아 그래도 이곳의 옛 선인들이 백록으로 담근 술을 마셨다는 기록이 있는 것을 보면 백록은 어쩌면 동물이 아니라 기운에 가깝고 뛰어다니기보다는 바람을 타고 퍼지는 것에 가까워 백록담, 이라고 발음할 때마다 『백록담』 표지 밖에서 표지 안으로 돌아오는 것도 같고 하얀 사슴 몇 마리가 백록담 위를 찬바람처럼 달려가고 있을거라는 생각만으로도 머릿속은 청량해진다 연못에 잠시 생각의.. 2024. 7. 1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