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기석 시인2 『현대시』 2024년 8월 호에서 눈에 띈 시: 「노아의 연산일기」(함기석), 「올빼미의 눈을 감기려」(김경후), 「영원과 에러」(김선오), 「팀파니 연주자여 내게 사랑을」외 2편(권민경). 노아의 연산일기- 함기석 끝없이 폭우가 내렸다 신의 연산놀이, 무더운 덧셈이 시작되었다 하늘이 제 몸의 흙탕물 피를 빼 인간의 땅에 뿌렸다 온 세상이 홍수에 잠겼다 별들은 색색 눈동자, 은하수 타고 먼 우주로 달아났고 자연은 가혹한 곱셈에 잠겼다 바람이 회오리쳐 인간의 신전을 습격했다어제와 오늘이 용이 되어 내려왔다 내일의 불을 뿜으며 하루를 빛과 어둠으로 나눈 왕이 타죽고노아는 여자와 배를 나누었다 외로운 괄호 내가 태어났다 { } .. 2024. 8. 20. ■ 함기석 시인의 시 ■ 백 년 동안의 웃음 & 모자이크 시계-Composition 0 & 서울의 타잔 & 코코의 초공간 유머 랜드, 회전문 콘서트 & 디자인하우스 센텐스. 놀고 있다 가 놀고 있다 발바닥에 비누칠하고 호호 비눗방울 불면서 영감탱이처럼 죽어 있다 가 죽어 있다 등에 죽창 구멍 뚫린 채 백 년 동안 백 년 동안의 웃음 포도나무 아래는 3행이다 미끈미끈 할머니께 아침저녁으로 지청구 듣는 놀고 있다 가 놀고 있다 발바닥에 비누칠하고 호호 비눗방울 불면서 영감탱이처럼 죽어 있다 가 죽어 있다 등에 죽창 구멍 뚫린 채 백 년 동안 구름에서 달걀들이 쏟아진다 와 빨간 털모자 쓰고 촐랑촐랑 눈이 내린다 와 똑같은 모습으로 백 년 만에 첫, 할머니 눈이 내린다 와! 3행에서 죽은 할머니가 자라목을 쏙 내밀고 목적어를 부르자 나팔꽃 꽃눈 흐드러진 초가집 변소에서 할아버지 주어가 엉덩이부터 나온다 엉거주춤 바지를 올리며 눈 덮인 칠흑 세상 사방팔방 두리번거리다.. 2024. 4. 1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