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황인찬 시인2

■ 황인찬 시인의 시 ■ 비역사 & 사랑을 위한 되풀이 & 아카이브 & 요가학원 & "내가 사랑한다고 말하면 다들 미안하다고 하더라" 밤의 수영장에 혼자 있었다 비역사    밤의 수영장에   혼자 있었다   귀에 닿는 물소리 탓에  네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너는 실내에서 나오지 않는다  너는 어디에서도 나온 적 없다   밤의 수영장을 혼자 걸었다  몸에 닿는 밤공기가 차가워  네가 만져지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너는 실내에서  나오지 않는다   밤의 수영장에   혼자 있었다   보름달이 너무 크고 밝아  네가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너는 내 어깨에  손을 올린다   너는 어디에서도  나온 적 없다     내 역할은 이야기를 반전시키는 의외의 목격자 같은 것이고  그 이후로 나는 나오지 않는다 사랑을 위한 되풀이    나는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아니다   나는 그저 마을 어귀의 그루터기에 앉아 사람들을 향해욕을 하거.. 2024. 7. 1.
■ 황인찬 시인의 시 ■ 이미지 사진 & 받아쓰기 & 호프는 독일어지만 호프집은 한국어다 & 역사는 밤에 이루어진다 & 이걸 내 마음이라고 하자 사진관에 모이는 것으로 마음을 남기던 시절의 기억 속으로 내려오는 저녁이 하나 휘어지는 빛이 둘  이미지 사진     아름다움 하나  나무의자 둘   잠시 찾아와서 내려앉는 빛   이 장면은 폐기되었고   이해하자 좋은 마음으로 그런 거잖아 하나  서양 난 화분이 쓰러진 모양이 둘   너는 그런 걸 어떻게 다 기억하니(다 날아가고 눈 코 입만남은 사진 그것이 아름답다고 생각했던 날들의 기억)   사진관에 모이는 것으로 마음을 남기던 시절의 기억 속으로 내려오는 저녁이 하나 휘어지는 빛이 둘   (이 순간을 어떤 영화에서 본 것만 같다고 잠시 느꼈을 때, 그것이 어떤 시절에만 가능한 착각이라는 점을 뒤늦게알아차리고 나서의 부끄러움)   죽은 아름다움 하나  부서진 나무 의자 다섯   자꾸 뭘 기억하려고 그.. 2024. 5.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