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42 ■ 설하한 시인의 시 ■ 새가 태어나는 올리브 & 나이트 프라이트(Night Fright) & 빛과 양식 & 불가능한 얼굴 & 사랑하는 일이 인간의 일이라면 새가 태어나는 올리브 이스라엘은 올리브가 유명하다 통조림을 열자 씨가 제거된 올리브가 가득 차 있다 나는 올리브를 접시에 올려둔다 빈 땅에 유대인들이 올리브를 심는다 고향에서 쫓겨난 사람들 2006년 11월 한 할머니는 마지막 손자까지 잃자 몸에 폭탄을 두른다 가족을 잃은 유대인들이 슬퍼하고 만약 보복하지 않았다면 만약 손자가 죽지 않았더라면 만약 올리브를 심지 않았더라면 만약 아무도 쫓겨나지 않았더라면 만약 만약 그리고 또 만약 생각이 정전되자 어둠 속에서 올리브가 접시에 뿌리를 내린다 그것은 자라 나무가 된다 올리브가 열린다 새들이 날아들어 올리브를 먹고 씨앗을 퍼뜨린다 올리브 숲에 새들이 날아들고 새들은 열매를 먹고 알을 낳는다 불이 다시 돌아오자 올리브 숲이 사라진 테이블 접시 위에.. 2024. 4. 9. ■ 변윤제 시인의 시■ 탈모 예방법 & 주식회사 알파카 건설 & 내일의 신년, 오늘의 베스트 내가 싫다니 다행이야미움이 나를 밝힐 테니까털이 빠졌을 뿐인데불빛이 들어오는 두 손 탈모 예방법 나의 장래희망버스 바닥에 엎질러진 아저씨의 가발의 되는 것흐느적탈모를 예방하라니무슨 말이야다 빠져버려야 더 이상 빠질 게 없다고벼락 맞은 뒷담은 가으내 기른 풀포기를 몽땅 잃었고동병상련이라니 레트로한걸우리가 미움을 돌보지 않는데, 미움이 우리를 돌보기 바라?낡은 담장의 벽돌을 뜯어내뽑아버리자네가 온다면 내주고 싶어빠진 머리카락을 모아 만든 티백함께 차를 마시고 거실 바닥에 침을 뱉자청록색 덩어리들왜 그러냐 물어봐줄 필요는 없어침을 뱉으면서침을 뱉을 자리에 침을 또 뱉고 침을 더 뱉고 침을 칵 뱉으면서운명이란 말을 믿는 거야이루어질 거라 생각하지 않으니까명명백백해지는 몸과 마음으로빠져버리자 머리머리머저리들.. 2024. 4. 9. 이전 1 ··· 33 34 35 3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