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141 ■ 길상호 시인의 시 ■ 우리의 죄는 야옹 & 가디마이 & 잠잠 & 그림자 사업 & 빗방울 사진. 남몰래 길러온 발톱을 꺼내놓고서 부드럽게 닳을 때까지 물벽에 각자의 기도문을 새겼네우리의 죄는 야옹 아침 창유리가 흐려지고 빗방울의 방이 하나둘 지어졌네 나는 세 마리 고양이를 데리고 오늘의 울음을 연습하다가 가장 착해보이는 빗방울 속으로 들어가 앉았네 남몰래 길러온 발톱을 꺼내놓고서 부드럽게 닳을 때까지 물벽에 각자의 기도문을 새겼네 들키고야 말 일을 미리 들킨 것처럼 페이지가 줄지 않는 고백을 했네 죄의 목록이 늘어갈수록 물의 방은 조금씩 무거워져 흘러내리기 전에 또 다른 빗방울을 열어야 했네 서로를 할퀴며 꼬리를 부풀리던 날들, 아직 덜 아문 상처가 아린데 물의 혓바닥이 한 번씩 핥고 가면 구름 낀 눈빛은 조금씩 맑아졌네 마지막 빗방울까지 흘려보내고 나서야 .. 2024. 7. 8. 찰스 부코스키 Charles Bukowski 시집, 『창작 수업』에서: 연예 산업 & 암흑과 얼음 & 작은 카페 & IBM 앞에 앉아서 & 내 친구 부처님. 연예 산업 그쪽은 나도 역부족 당신도 역부족 우리에겐 어림없는 일 그러니 그쪽으론 기웃대지 말아요 아예 꿈도 꾸지 말아요 그저 아침마다 잠자리에서 일어나 스스로 씻고 면도하고 옷 입고 밖으로 나가 뛰어들 뿐 그 외에 남은 거라돈 자살과 광란 뿐이오 그러니 지나친 기대는 금물 기대는 싹 접으시라 그러니 해야 할 일은 최소한의 기본적 행위 가령 집 밖에 나갔을 때 차가 그 자리에 있으면 기뻐하기 그대로 있는 데다 타이어도 펑크가 나지 않은 걸 기뻐하기 그렇다면 차에 올라타 시동이 걸리면 출발 이제부터 일생일대의 개똥 같은 영화가 상영되고 당신은 그 영화의 출연자 저예산 게다가 평.. 2024. 7. 7. 『현대시』 7월호에서 눈에 띈 시: 「돌 앞으로」, 「이민 가방을 싸며」(정영효), 「선생의 항아리」(김기형), 「거대 사랑 시」(윤혜지), 「나무를 사랑하는 법」 (강영은), 「들과 창고 사이에서」 외 4편(박세미). 『현대시』 7월호 목차: 돌 앞으로 정영효 더 많은 땅을 갖고 싶어서 나는 돌밭을 가꾸었다 버려진 땅으로 일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으로 돌을 가려내고 계속 돌을 치우면서 돌은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 것, 드러나도 새로움이 없는 것, 한쪽에버려두면 그냥 무더기가 되는 것이라 생각했지만 어느새 높게 쌓인 돌 앞에서 이웃들은 소원을 빌기 시작했다 부르기쉬운 이름을 붙여주며 하나의 장소를 기억하고 있었다 나는 전보다 많은 땅을 가지게 되었고 더 이상 가려낼 돌을 찾지 못했다 쌓인 돌의 주인은 내가 아니었으므로 땅이 줄 내일을 상상했다 작물을 심고 빛이 내리쬐는 계절을 기다리는 동안 이웃들은 여전히 돌 앞으로 모였는데 땅에서는 무엇도 자라지 않았는데 지금을 밀어내는 소식처럼 .. 2024. 7. 7. 미야자와 겐지 みやざわけんじ(宮沢賢治) 시집, 『봄과 아수라』: 봄과 아수라 & 진공용매 & 고이와이 농장 파트2 & 그랜드 전신주 & 개 봄과 아수라(mental sketch modified) 심상의 잿빛 강철에서 으름덩굴 구름에 휘감기고 찔레꽃 덤불과 부식된 습지 여기나 저기나 아첨의 무늬 (정오를 알리는 소리보다 드높이 호박 조각들이 쏟아질 무렵) 분노의 쓸쓸한 혹은 미숙함 4월의 대기층 쏟아지는 햇빛 속을 침 뱉고 이 갈며 이리저리 오가는 나는 하나의 아수라로다 (풍경은 눈물에 아른거리고) 조각난 구름 떼 망망히 펼쳐진 더없이 영롱한 하늘의 바다에 수정처럼 투명한 바람이 불고 ZYPRESSEN* 봄의 행렬 새까만 빛 알갱이 들이마시는 나무의 그 어두운 걸음걸음에는 .. 2024. 7. 3. 이전 1 ··· 15 16 17 18 19 20 21 ··· 3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