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순 시인의 시 ■ 가야금 연주로 키사스 키사스를 듣다가 & 바빌로니아의 공중정원 & 빵공장으로 통하는 철도로부터 23년 뒤 & 칼을 든 미용사를 위한 멜로디 & Love Adagio.
당신을, 당신을 위해 나는 그냥, 썩은 비둘기가 됩니다. 그래도 끝은 오지 않았습니다. 가야금 연주로 키사스 키사스를 듣다가 당신을 위해 나는 검은 눈 검은 옷, 검은 술, 검은 길이 됩니다. 당신을 위해 나는 검은 모든 것이 됩니다. 그래도 끝은 오지 않았습니다. 당신을 위해 나는 하얀 처녀 하얀 목, 하얀 입술, 하얀 머리, 하얀 손······ 그래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당신을 위해 나는 썩은 비둘기가 됩니다. 썩은 감자, 썩은 눈, 썩은 머리, 썩은 달, 썩은 눈물 썩어버린 하얀 손 그래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당신을 위해 나는 죽는 연습을 합니다. 썩는 연습, 썩어서 버려지는 연습을 합니다. 그래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
2024. 11.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