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42 프리드리히 니체 Friedrich Wilhelm Nietzsche, 『네 가슴속의 양을 찢어라』에서: 오, 달콤한 숲의 평화여 & 가을 & 언어 & 실스마리아 & 명성과 영원. 오, 달콤한 숲의 평화여 오, 달콤한 숲의 평화여 지상에서 안식을 찾지 못해 두려움에 떠는 이 가슴 하늘 높이 들어 올려 주오. 나 푸른 풀숲에 드러눕네. 샘처럼 쏟아지는 눈물로 눈은 흐릿해지고, 뺨은 젖고, 영혼은 환해지며 맑아지네. 나뭇가지들은 몸을 숙여 제 그늘로 감싸 주네, 삶에 지치고 병든 이 몸을, 마치 고요한 무덤처럼. 푸른 숲속에서 나 죽고 싶네, 아니야! 아니야! 이딴 쓰린 생각은 접자! 푸른 숲속에는 새들의 노랫소리 즐겁게 울리고 참나무들은 머리를 흔드니 머지않아 그곳에서는 숭고한 여러 힘들이 너의 관을 흔들 테고 그곳에는 영혼의 평화가 네 무덤에 깃들 테니. 영혼의 평화를 통해 너는 이곳 지상에서 진정한 안식을 얻겠지. 구름들은 황.. 2024. 9. 23. 조르주 바타유 Georges Bataille, 『아르캉젤리크 L’Archangélique』에서: 무덤& 여명 & 공허 & 행운을 구하는 기도 & 아세팔 무덤 1 범죄적 무한/ 균열 간 무한의 단지/ 끝없는 폐허// 나를 짓누르는 무기력한 무한/ 나는 무기력하다/ 우주가 범인이다// 날개 달린 광기 나의 광기가/ 무한에 상처 주고/ 무한은 나에게 상처 준다// 나는 혼자다/ 눈먼 자들은 이 글을/ 끝없는 터널로 읽을 것이다// 나는 무한으로 추락하고/ 무한은 자신 안에서 추락한다/ 무한은 나의 죽음보다 더 암흑이다// 태양은 까맣다/ 존재의 아름다움은 지하실 바닥/ 최종적 밤의 함성// 빛에서 빛을 얼어붙게 하는/ 오한을 사랑하는 그것은/ 밤의 욕망이다// 나는 거짓을 말하고/ 나의 횡설수설 거짓말에/ 우주는 못 박힌다// 무한/ 그리고 나/ 서로의 거짓말을 고발하자// 진리는 죽고/ 나는 외친다/ 진리는 죽었다고//.. 2024. 9. 21. ■ 허연 시인의 시 ■ 칠월 & 내 사랑은 언제나 급류처럼 돌아온다고 했다 & 내가 원하는 천사 & 밤에 생긴 상처 & 슬픈 빙하시대 1 체념처럼 땅바닥에 떨어져 이리저리 낮게만 흘러다니는빗물을 보며 당신을 생각했는지 칠월 쏟아지는 비를 피해 찾아갔던 짧은 처마 밑에서 아슬아슬하게 등 붙이고 서 있던 여름날 밤을 나는 얼마나 아파했는지 체념처럼 땅바닥에 떨어져 이리저리 낮게만 흘러다니는빗물을 보며 당신을 생각했는지. 빗물이 파 놓은 깊은 골이어쩌면 당신이었는지 칠월의 밤은 또 얼마나 많이 흘러가 버렸는지. 땅바닥을구르던 내 눈물은 지옥 같았던 내 눈물은 왜 아직도 내 곁에있는지 칠월의 길엔 언제나 내 체념이 있고 이름조차 잃어버린 흑백영화가 있고 빗물에 쓸려 어디론가 가 버린 잊은 그대가있었다 여름날 나는 늘 천국이 아니고, 칠월의 나는 체념뿐이어도 좋을 것 모두 다 절망하듯 쏟아지는 세상의 모.. 2024. 9. 20. 『현대시』 2024년 9월 호에서 눈에 띈 시: 「불현듯 짐승이」 외 1편(최문자), 「월요일」외 1편(이원), 「동양화」외 1편(고명재), 「찬장의 시」외 2편(안희연). 불현듯 짐승이최문자 사람들이 당신을 짐승만도 못한 놈이라고 했지만 나는 당신이 자꾸 사람으로 보여 가끔 당신한테서 툭툭 튀어나오는 짐승 나는 사람만도 못한 그런 짐승이 좋아 그 짐승 그 짐승을 찾으러 당신의 뒤로 가서 더 뒤로 가서 당신을 바라보았어 도대체 어떤 짐승이길래 불현듯 당신은 말했어 사람으로 가는 구간 구간 그들이 서 있어 짐승이 너무 많아 짐승이 자욱해 사람으로 하다가 사람이 부족하면 짐승으로 하다가 짐승이 부족하면 짐승만도 사람만도 못해졌어 어느 날 당신은 이미 눈물이 말라 있고 흘러넘치는 사람의 전원까지 꺼버리고 개처럼 뛰어다니는 당신을 보았어 긴 줄 끝에 텅 빈 자리 사람의 폐를 숨기고 거기 서 있는 당신을 뭐라 부를지.. 2024. 9. 12. 이전 1 ··· 9 10 11 12 13 14 15 ··· 3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