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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시인들24

프리드리히 니체 Friedrich Wilhelm Nietzsche, 『네 가슴속의 양을 찢어라』에서: 오, 달콤한 숲의 평화여 & 가을 & 언어 & 실스마리아 & 명성과 영원. 오, 달콤한 숲의 평화여     오, 달콤한 숲의 평화여  지상에서 안식을 찾지 못해  두려움에 떠는 이 가슴  하늘 높이 들어 올려 주오.  나 푸른 풀숲에 드러눕네.  샘처럼 쏟아지는 눈물로  눈은 흐릿해지고, 뺨은 젖고,  영혼은 환해지며 맑아지네.  나뭇가지들은 몸을 숙여  제 그늘로 감싸 주네,  삶에 지치고 병든 이 몸을,  마치 고요한 무덤처럼.   푸른 숲속에서 나 죽고 싶네,  아니야! 아니야! 이딴 쓰린  생각은 접자! 푸른 숲속에는  새들의 노랫소리 즐겁게 울리고  참나무들은 머리를 흔드니  머지않아 그곳에서는  숭고한 여러 힘들이  너의 관을 흔들 테고  그곳에는 영혼의 평화가  네 무덤에 깃들 테니.  영혼의 평화를 통해 너는 이곳  지상에서 진정한 안식을 얻겠지.   구름들은 황.. 2024. 9. 23.
조르주 바타유 Georges Bataille, 『아르캉젤리크 L’Archangélique』에서: 무덤& 여명 & 공허 & 행운을 구하는 기도 & 아세팔 무덤 1   범죄적 무한/ 균열 간 무한의 단지/ 끝없는 폐허//   나를 짓누르는 무기력한 무한/ 나는 무기력하다/ 우주가 범인이다//   날개 달린 광기 나의 광기가/ 무한에 상처 주고/ 무한은 나에게 상처 준다//   나는 혼자다/ 눈먼 자들은 이 글을/ 끝없는 터널로 읽을 것이다//   나는 무한으로 추락하고/ 무한은 자신 안에서 추락한다/  무한은 나의 죽음보다 더 암흑이다//   태양은 까맣다/ 존재의 아름다움은 지하실 바닥/ 최종적 밤의 함성//   빛에서 빛을 얼어붙게 하는/ 오한을 사랑하는 그것은/ 밤의 욕망이다//   나는 거짓을 말하고/ 나의 횡설수설 거짓말에/ 우주는 못 박힌다//   무한/ 그리고 나/ 서로의 거짓말을 고발하자//   진리는 죽고/ 나는 외친다/ 진리는 죽었다고//.. 2024. 9. 21.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Jorge Luis Borges, 『작가』에서: 시학 & 달 & 거울 & 호랑이 꿈 & 작가 시학    시간과 물결의 강을 주시하며  시간이 또 다른 강임을 상기하는 것,  우리들도 강처럼 흘러가리라는 것과  얼굴들이 물결처럼 지나쳐 가는 것을 깨닫는 것.   불면은 꿈꾸지 않기를 꿈꾸는  또 다른 꿈임을,  우리네 육신이 저어하는 죽음은  꿈이라 칭하는 매일 밤의 죽음임을 체득하는 것.   하루와 한 해에서 인간의 날들과  해[年]들의 상징을 보는 것. *  세월의 전횡을  음악, 속삭임, 상징으로 바꾸는 것.   죽음에서 꿈을 보는 것.  낙조에서 서글픈 황금을 보는 것.  가련한 불멸의 시는 그러한 것.  시는 회귀하나니, 여명과 황혼처럼.   이따금 오후에 한 얼굴이  거울 깊숙이서 우리를 응시하네.  예술은 우리 얼굴을  비추는 거울이어야 하네.   경이에 지친 오뒷세우스는  멀리 소박.. 2024. 8. 26.
폴 엘뤼아르 Paul Éluard, 『엘뤼아르 시 선집』에서 읽은 시: 평화를 위한 시 & 동물이 웃는다 외 1편 & 약간 일그러진 얼굴 외 1편 & 이곳에 살기 위하여 & 사랑의 힘에 대해 말한다 평화를 위한 시(1918)    Ⅰ모든 행복한 여자는.남편을 되찾았네---태양으로부터 돌아온 그는그만큼의 온기를 가져다주네.그는 웃고 감미롭게 안녕이라고 말하고는자신의 경이로움과 포옹하지.   Ⅵ일하라.내 열 손가락의 일과 내 머리의 일,신의 일, 짐승의 일,나의 삶과 매일 꿈꾸는 우리의 희망,식량과 우리의 사랑,일하라.   Ⅷ나는 오랫동안 쓸모없는 얼굴을 갖고 있었어,하지만 지금나 사랑받기 위한 얼굴을 갖고 있네,나 행복하기 위한 얼굴을 갖고 있네.   Ⅹ나는 온갖 미녀를 꿈꾸지여행하는 달과 함께매우 고요히,밤을 거니는,  Ⅺ과일나무에 핀 온갖 꽃이 나의 정원을 밝힌다,아름다움의 나무들과 과일나무들,그리고 나는 일한다 그리고 나는 내 정원에 홀로 있다.그리고 태양은 내 손 위에서 어두운 불길로 타오른다.. 2024. 8. 24.